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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랍비

가난한 사람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랍비가 있었다. 그는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었고, 아무 것도 원하는 것이 없었으며, 그의 유일한 즐거움은 성경을 가르치는 것이었다.

반면 랍비의 아내는 걱정이 끊이지 않았고, 날마다 새로운 불안과 함께 하루를 시작했다. 랍비는 하루 종일 그의 학생들과 시간을 보냈고, 가르치는 기쁨 이외에는 아무 것도 얻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집에는 때때로 음식을 살 만한 돈도 없었고, 요리할 수 있는 재료도 없었다.

일주일 중에 가장 불행한 날은 안식일 전날이었다. 다른 집 아내들은 빵을 만들기 위해 밀가루를 반죽하고 생선요리를 해 휴일을 준비했으나, 랍비의 집은 그저 조용하기만 했다.

랍비의 아내는 가난한 것을 숨기고자 노력했다. 항상 안식일 전날 화덕에 불을 피웠다. 굴뚝에서 나는 연기가 랍비의 집에서도 역시 축제의 저녁을 준비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서였다.

이웃집에 어떤 괴팍한 여자가 살고 있었다.
“저들이 어디서 고기와 밀가루를 살 돈을 얻었을까? 랍비 아내가 빈 아궁이에 불을 때고 있는 것이 분명해!”

이웃집 여자는 혼자 그 집을 찾아갔다. 랍비의 아내는 손님이 오는 소리를 듣고는 얼굴이 붉어졌다. 손님이 부엌으로 들어오자 그녀는 재빨리 옆방으로 숨었다. 이웃집 여자는 앞뒤도 돌아보지 않고 곧장 화덕으로 가 오븐 뚜껑을 세차게 열어 제쳤다.

그곳에는 텅 빈 쟁반 대신에 황금색으로 잘 구워진 안식일 빵이 익어가고 있었다. 그녀는 당황해서 소리쳤다.
“아무도 안 계세요? 빵이 타고 있어요!”

랍비 아내가 나타났고 이웃집 여자는 무안해하며 달아나 버렸다.

랍비의 아내는 남편에게 기적을 얘기하고 싶어 기다렸다. 남편은 들어오자 아내가 말하기도 전에 말했다.
“나는 필요한 일을 했을 뿐이오. 그러나 나 혼자 힘으로 기적을 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마오. 하나님의 뜻이 없다면 사람은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는 것이오. 빵을 얻었으니 기뻐하고 내일 걱정은 하지 않도록 하오.”

그 날 저녁 랍비는 두 명의 여행객을 함께 데려왔다. 그들은 맛있는 빵을 먹고 다음날 하루 종일 집에 머물다가 안식일이 끝나자 다시 여행을 떠났다.

랍비 아내는 남편에게 달려가 말했다.
“손님들이 놓고 간 것을 보세요. 빨리 그들을 뒤쫓아가 이 암탉을 돌려주세요!”
남편이 말했다.
“나는 그들이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오. 그들이 돌아올 때까지 우리가 닭을 돌봐주는 것이 좋겠소.”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나도 그들이 돌아오리라는 소문은 없었다.
아내가 물었다. “어떻게 하죠? 카롭 과일 밖에 먹을 게 없는데 달걀 두 개만 우리가 먹으면 어떨까요?”
랍비가 말했다.
“그래서는 안 되오. 달걀은 우리 것이 아니오. 암탉이 우리 것이 아니니까 그 달걀도 당연히 우리 것이 안 되는 것이오. 그러니 부화될 수 있게 그냥 놔두시오.”

아내는 그의 말대로 했고, 오래지 않아 달걀은 병아리가 되었다. 그 병아리는 자라서 달걀을 낳고, 그 달걀은 다시 병아리가 되었다. 랍비는 병아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집 안으로 들여놓아 키웠다.

시간이 흘러도 그 사람들은 다시 오지 않았고, 이제 랍비 집에는 식량도 다 떨어졌을 뿐 아니라 방도 모자랐다. 어디를 보나 닭과 달걀이 있었다.
“어쩔 수가 없군... ”

Q. 랍비는 그 다음 무슨 말을 했을 것 같아요?
  A. 자녀의 말을 들어보자.

랍비가 말했다.
“더 이상 우리 집에서는 닭을 기를 수 없으니, 암탉과 병아리를 팔아서 염소를 사야겠소. 그들이 돌아오면 염소를 돌려주면 되지 않겠소?”

아내는 남편이 시키는 대로 했다. 염소 몇 마리를 사 왔으나 여전히 두 남자가 돌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염소들은 새끼를 낳아서 오래지 않아 전처럼 방이 모자랐다.

랍비가 말했다.
“염소를 팔아야 하겠소. 밀로 바꾸면 집에 들여놓을 수가 있을 것이오. 중요한 것은 그렇게 해도 손해날 것이 없고, 그 남자들도 당연히 받을 만큼 받게 될 것이오.”

랍비는 염소를 판 돈으로 밀을 사서 심었다. 여름에 그는 많은 밀을 수확했고, 그 다음 해에는 전보다 더 많은 수확을 얻었다. 그러나 그는 계속 카롭 과일만 먹었고, 밀가루는 한 숟가락도 먹지 않았다.

마침내 3년이 흘러 닭을 잊고 갔던 두 남자가 랍비의 집에 돌아왔다. 랍비가 그들에게 말했다.
“3년 전에 암탉을 잊고 갔었지요?”
“저희가 그 닭을 여기에 두고 간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 없이도 잘 지냈고 그리 아쉬워하지도 않았습니다.”

랍비가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닭은 당신들의 재산입니다. 돌려주게 되어서 기쁩니다. 자 어서 저를 따라오시죠.”

랍비는 손님들을 곡식이 가득 찬 창고로 안내했다.
“이것이 당신들의 닭입니다.” 그는 그동안 일을 설명하고나서 말했다.
“어서 밀을 가져가십시오.”

그 사람들은 서로 쳐다보더니 당황하며 말했다.
“랍비님, 저희들이 3년 전 이곳에 왔을 때 랍비님은 저희를 아들처럼 대해 주셨습니다. 랍비님은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랍비님이 먹을 빵을 우리에게 주셨고, 안식일 내내 친절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랍비님의 친절에 보답하고자 닭을 두고 간 것입니다. 랍비님이 거절하지 못하도록 몰래 두고 갔던 것이지요. 저희가 가져갈 수 없는 이유를 확실히 아셨을 것입니다.”

랍비는 한사코 받으려 하지 않았고, 손님들은 계속 선물이라고 우겼다. 그러자 랍비는 이렇게 말했다.
“강을 건너야 했던 두 양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한 마리는 아름답고 두꺼운 털을 갖고 있었지만 다른 하나는 털이 모두 깎이고 없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겠습니까? 그 멋진 털을 갖고 있던 양은 물을 흡수해 무거워져 그만 가라앉아 익사했습니다. 반면 아름답지도 않았고 털이 깎여 맨 몸이었던 다른 양은 별다른 문제 없이 강을 건넜지요.
저 역시 곡식을 갖고 있는 것보다는 안 갖고 있는 편이 좋을 듯하니 그것을 가난한 여행객들에게 나눠줘야겠습니다. 내게 닭을 준 것이 당신들의 자비라면 모든 재산을 나눠주는 것은 저의 자비입니다.”
그가 이 말을 마치자, 두 여행객은 랍비에게 허리를 굽혀 절했다.

- 이희영, 『바빌론 탈무드』 149~155p 스토리 인용

Q. 이 이야기에서 배울 점이 무엇인가요?
  A. 자녀의 말을 들어보자.

** 가난이 좋다고 말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난함에도 남의 것을 탐내지 않는 정직함, 다른 이의 소유를 성실히 관리하는 충성된 마음을 배울 수 있어요.

성경말씀 들려주기 :
“지극히 작은 것에 충성된 자는 큰 것에도 충성되고 지극히 작은 것에 불의한 자는 큰 것에도 불의하니라”
- 누가복음 16:10 -

** 작은 것이라고 가볍게 생각하면 안돼요. 작은 것을 대하는 태도가 큰 것에도 이어지니까요.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하나님의 뜻에 따라 충성해야 합니다.

기도 : 하나님 아버지, ○○가 작은 것에도 오직 하나님의 말씀 따라 충성하는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