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은 일곱 명이다. 다른 집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여러 가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빨래양이다.
지난겨울 한파에 세탁기가 얼어붙었을 때의 일이다. 몇 일만에 빨래가 산더미가 되었다. 아내는 빨래더미를 노란색 대형비닐 두 봉지에 담아 카트로 끌고 근처 빨래방에 갔다.
주인이 놀라서 물었다.
“이게 한 집에서 나온 건가요?”
“네”
“다른 집은 한 봉지가 일주일 치에요.”
사실 아내가 가져간 두 봉지는 우리 집 삼 일치 빨래였다.
평소에도 저녁 무렵이면 빨래가 바구니에 한 가득 된다. 쌓고 또 쌓아서 벽을 타고 더미를 이룬다. 차마 사진은 찍어 올리지 못하겠다.
우리 집 건조대는 세 대다. 지난겨울 한 대는 빨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파손됐다. 그동안 제법 오래 버텼는데 아쉬웠다. 일반적으로 빨래 건조를 위해서 세 대가 모두 출동한다. 저녁이 되면 거실은 빨래터로 변한다. 안타깝다.
우리 집은 북향이라 빨래 건조에 필요한 햇볕이 충분하지 않다. 빨래가 말라도 눅눅한 냄새가 난다.
그래서 큰 맘 먹고 인터넷쇼핑몰에서 건조기를 주문했다.
물량이 부족해서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고 돼 있었다.
3월 15일 주문했으나, 4월 30일 현재, 아직도 받지 못했다.
게시판에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자자했다.
“출발예정일 하나도 안 맞아요, 소비자 우롱하는 건가요?”
“확인해서 연락 언제 주냐구요! 전화는 왜 안받습니까??!!”
“주문 취소합니다...”
부모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자녀들에게 위 상황을 얘기하고, 질문했다.
“건조기 사장은 무슨 잘못을 했지?”
“약속을 어겼어요.”
“십계명 중 무슨 계명을 어겼지?”
“거짓 증거하지 말라!”
“그래.... 거짓말을 일부러 하진 않았지만 약속을 어긴 것도 거짓말에 해당하지. 네가 만약 사장이라면 어떻게 하겠니?”
“잘못했다고 용서를 빌 거에요.”
“그래~ 그리고 만약 약속을 지키지 못할 경우라면, 정확한 기한을 정해서 알려줘야 해. 소비자가 기다릴지 주문을 취소할지 결정하게 해야 한단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소비자보호원에 고발해요.”
“주문취소를 하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단다...”
“사장님에게 찾아가요.”
“지방에 살면 찾아가기가 번거롭지... 찾아간다고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란다.”
“일단 사업자를 관리하는 쇼핑몰 고객센터에 문의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