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 정오쯤 경복궁에 갔다. 마침 미세먼지 농도가 오후엔 ‘좋음’으로 바뀌었다. 바람은 조금 셌지만 날씨는 화창했다. 하늘은 파랗고, 흰 벚꽃들이 바람에 나풀거리며 떨어졌다. 궁 내는 한 복을 입은 중국인, 동남아인, 구라파인들로 붐볐다.
경복궁 근정전은 조선시대 국왕이 국가의 중요행사를 치르던 곳이다. 근정전 안에는 왕이 앉던 의자가 있다.
“얘들아, 조선시대였다면 우리는 이곳에 들어오지도 못했어.”
우리 가족은 경복궁 안에 있는 경회루에 들렀다. 결혼 전 아내와 데이트하던 곳인데, 아이들과 함께 오니 감회가 새로웠다.
“얘들아, 이곳은 조선시대 왕이 잔치를 열던 곳이야”
아이들은 경회루 연못에 띄운 나룻배를 타보고 싶다고 아우성이다.
경회루를 거쳐 궁궐 내를 산책했다. 왕의 거처답게 넓고 아름다웠다. 이 넓은 곳이 왕 개인을 위한 공간이었다니, 과거 국왕은 온갖 특혜를 누렸다.
“얘들아, 이 넓은 곳이 모두 왕과 가족을 위한 것이었단다. 너희들은 왕의 자녀일까? 아닐까?”
“왕의 자녀에요.”
아이들이 확신있게 말했다.
“정말? 왜 그렇게 생각하지?”
“하나님이 왕이시잖아요~”
“그래, 하나님은 세상의 왕보다 더 크고 높으신 왕이시지. 너희들은 왕의 자녀란다. 하지만 이 세상에서는 왕의 자녀처럼 보이지 않는단다. 언제 너희가 왕의 자녀인 것이 분명해질까?”
“천국에서요.”
“그래~ 천국에 가면 너희들이 왕의 자녀란 사실이 나타난단다. 우리가 살 집은 이 궁궐 보다 훨씬 더 영광스럽고 아름다울 거란다.”
그 날이 되면, 하나님의 자녀들의 영광이 드러나리라.
예수님은 이 땅을 떠나시기 전에 이렇게 말씀하셨다.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일렀으리라 내가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러 가노니
가서 너희를 위하여 거처를 예비하면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
- 요한복음 1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