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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삶

우리 교회 파송 선교사님이 금요일에 라오스로 떠난다.
주일 마지막 인사를 마치고 선교사님 댁에 들렀다.

가재도구들 없어서인지 집 안이 휑뎅그렁했다.
자동차부터 냉장고, 장식장, 옷장 등등 출국을 앞두고 처분했기 때문이다.

선교사님 부부는 우리 가정에 쌀과 잡곡, 김치 등을 주셨다.
그뿐 아니라 색연필, 믹서기, 얇은 요, 미니 전기레인지, 오카리나, 선풍기 등등 아낌없이 닥치는 대로 물건을 건네셨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들에게 말했다.

“왜 선교사님이 우리에게 이렇게 많은 물건을 주셨지?”
“선교지로 떠나셔서요.”

“그래~ 선교지로 가지고 갈 수가 없으신거야. 그런데 우리도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날 거야. 이 세상을 떠날 때 무엇을 가지고 갈 수 없지?
“돈, 자동차, 집 ... ”

“그래~ 눈에 보이는 것들은 모두 가져갈 수가 없어. 그러면 이 세상을 떠날 때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기도”, “전도”, “하나님 말씀!”

“그래~ 기도와 전도 모두 가지고 갈 수 있어. 말씀과 관련된 것은 무엇일까?”
“말씀 순종!”

“그래~ 이 땅에서 하나님 말씀에 순종한 모든 것들은 가지고 갈 수 있어. ‘이 세상도, 그 정욕도 지나가되 오직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자는 영원히 거하느니라’(요한1서 2:17) 이 세상에 사는 동안에 주님 뜻대로 착한 일을 많이 하렴~”
“네~”

“선교사님은 주님을 위해 삶을 바쳐서 언어와 문화가 다른 낯선 곳에 가신다. 선교사님은 저 천국에서 상급이 많을 거야~”

 

정든 선교사님이 떠나니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복된 길이 분명하다.
우리도, 우리의 자녀들도 어디에 있든지 주님의 선한 일에 힘써야 한다.
살아있는 동안만 착한 일을 할 수 있으니까...

“우리가 세상에 아무 것도 가지고 온 것이 없으매 또한 아무 것도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 디모데전서 6: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