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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 문제로 다툼이 생겼을 때

두 아이가 책을 잡고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서로 자기가 먼저 책을 보겠다는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한 아이(8세)가 책을 집어 들었다. 이불을 펴면서 그 모습을 본 다른 아이(10세)가 그 책은 자기가 볼 책이라고 말했다. 동생은 읽고 주겠다고 말했다.

이불을 편 뒤 나온 아이가 동생에게 책을 달라고 했으나 동생은 주지 않았다. 그 결과 서로 책을 뺏으려고 힘겨루기를 한 것이다.

책이 많은데 하필 책 한권으로 다투니 할 말이 없었다.

부모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

나는 두 아이를 불렀고 동생에게 먼저 물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동생은 자신의 입장을 말했다.
“책을 읽고 준다고 했는데, 형이 뺏으려고 해요.”

그 다음 형의 입장을 물었다.
“그 책은 내가 이불 편 뒤에 읽으려고 했어요. 읽고 준다고 했는데, 안 주잖아요.”

동생이 말했다. “나는 다 읽고 준다는 뜻이었다고.”

둘은 서로에게 잔뜩 화 나 있었다.
많은 경우 다툼은 의사소통의 부족에서 발생한다. 나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다툼은 서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아 발생한다. 홈페이지 만드는 일을 하는 분의 경험이다. 소비자가 홈페이지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을 했어. 개발자는 예를 들어 100만원에 개발해주겠다고 말했고 계약서도 썼어.

개발자는 20페이지 정도의 개발을 생각했어. 하지만 소비자는 50페이지 정도를 생각했지. 소비자는 이 기능 저 기능을 추가해 달라고 요청했어. 개발자는 그건 무리한 요구라고 말했어. 소비자는 계약서대로 이행하라고 주장했어. 개발자는 너무 헐값이라고 생각했어. 둘 사이는 불편한 관계가 됐지. ... 중간 생략 ... 소비자와 개발자는 서로 자기 생각을 알 필요가 있었지.”

다른 사람의 경험을 들으니 아이들이 이야기 속에 빠져들었다.

“너희들 다툼도 비슷해. 다툼을 해결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자기 생각을 서로 이야기해야 해요.”

“그래! 너는 이불을 갤 때까지만 동생이 책을 읽는 줄 알았어. 동생은 책을 다 읽고 준다는 뜻이었지. 서로의 뜻을 안 다음엔 무엇을 해야 하지?
“...”
“양보해요.” 동생이 말했다.

“양보는 다툼을 해결하는 좋은 방법이지. 다툼을 피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양보해야 할 경우도 있어. 하지만 매번 양보만 하면 자기만 손해 보고 화도 날 거야. 다른 방법은 무엇일까?”
“ ... ... ”

“다툼을 해결하되 서로 손해 보면 안 되겠지?”
“조금씩 양보하는 제안을 해요”

“그래~ 너희든 서로 어떤 제안을 할 수 있을까?
동생이 형에게 말했다.
“사실 나는 다른 책을 보려다가 이 책을 읽으려고 한 거야. 다른 책을 볼게.”

“일종의 양보구나. 형은 무슨 제안을 할 거지?”
형이 동생에게 말했다. “내가 5분만 보고 책을 줄게. 그 다음엔 네가 계속 봐!”

“그래! 좋은 제안이구나. 형의 제안을 어떻게 하겠니?”
“전 다른 책을 볼 거에요.”
형이 말했다. “나도 다른 책을 보고 싶어졌어.”

결론은 아무도 그 책을 보지 않겠다고 함으로써 엉뚱하게 끝났다.

형제끼리 다툼이 발생하면, 그것을 갈등 해결법을 가르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오늘 상황에서는 아이들에게 다른 사람의 사례를 이야기한 것이 도움이 됐다. 이야기 속의 다툼을 생각하면서 아이들은 자신들의 다툼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

오늘 하루1구절 성경대화는 ‘다툼(잠언 20:3)’으로 진행했다. ^^

“다툼을 멀리 하는 것이 사람에게 영광이거늘 미련한 자마다 다툼을 일으키느니라”
잠언 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