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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사공

형은 부자이고 동생은 가난한 형제가 있었어요. 해마다 유월절이 돌아오면, 형은 동생에게 누룩 없는 빵을 구울 수 있는 밀가루를 선물하곤 했지요. 어느 해 동생이 찾아와서 선물을 원하자, 형은 거절하며 퉁명스럽게 말했어요.

“도깨비라도 찾아가보지 그러느냐?”

동생이 낙담하여 집으로 돌아오니 배를 주린 아이들이 울고 있었습니다.
“그래, 도깨비를 찾아가 보자. 어쩌면 아이들에게 먹일 것을 구할 수 있을지 몰라.”

동생은 약간의 식량을 가지고 출발했어요. 며칠을 걷고 또 걸어가니 작은 집이 나왔습니다.
안에 들어가 보니 세 명의 처녀가 실을 잣고 있었어요. 한 사람은 금실을, 한 사람은 털실을, 또 한 사람은 비단실을. 세 사람은 그를 반갑게 맞이하여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대접했답니다.

식사가 끝난 뒤, 그는 처녀들에게 물었어요.
“말씀해 주십시오. 당신들 세 사람은 왜 그렇게 슬픈 표정을 하고 있는 겁니까?”

그녀들은 대답했어요.
“저희들은 지난 몇 년 동안 금실과 털실, 비단실을 계속 짜고 있었는데, 그 동안 창밖을 내다보면서 세 명의 젊은 남자들이 찾아와서 저희들과 결혼해 줄 것을 기다려 왔어요. 그런데 지금까지 한 사람도 찾아오지 않는군요.”

“초조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신께서 틀림없이 이루어주실 겁니다.”

이튿날 아침 길을 떠나기 전에 그는 처녀들에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뭐든지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다시 하루 이틀 걷다보니 큰 나무 한 그루가 있었어요. 그는 나무 그늘에 쉬다가 여행의 피로 때문에 어느새 잠이 들고 말았지요. 잠에서 깨어나 나무에서 사과를 하나 따 먹었는데, 사과에서는 몹시 쓴 맛이 났습니다. 그는 나무에게 말했어요.

“가르쳐다오. 너는 그렇게도 아름다운데 열매는 왜 이렇게 쓴 거지?”

나무가 대답했지요.
“다른 사람들도 모두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저한테 와서 제 열매를 따는 사람들은 모두 저를 저주하는데, 왜 제 열매가 쓴지는 저도 모릅니다.”
“애태우지 마라. 나도 그 이유를 찾아볼테니.”

그는 다시 여행을 계속하여 2,3일 뒤에는 큰 강에 도착했어요. 그곳에는 나룻배 한 척이 있었는데, 그 옆에서 사공이 서 있다가 큰 소리로 탄식했어요.

그가 물었지요. “왜 그렇게 탄식하고 계시는 겁니까?”

“어떻게 탄식하지 않을 수 있겠소? 나는 나룻배로 저쪽 기슭에 손님을 건네주려고 몇 년이나 기다리고 있었는데, 아무도 배에 타려고 하지 않소. 더욱 불행한 것은 여기서 떠날 수가 없다는 사실이오.”

그는 사공을 위로하려고 건너편으로 자기를 태워달라고 요구했어요. 건너편에 도착하자 그는 말했습니다.
“왜 당신이 나룻배에서 떠날 수 없는지 그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그는 다시 여행을 계속하여 하루 이틀 뒤에는 울창하게 자란 숲에 도달했습니다. 숲 속에는 오두막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뭐든지 알고 있는 노파가 살고 있었어요.

그녀는 나그네를 따뜻하게 맞이하더니, 식탁으로 안내한 뒤 손 씻을 물과 빵과 소금, 음식과 마실 것을 내왔어요.

그가 배불리 먹고 신의 축복을 기도하자 그녀가 말했어요.
“자, 궁금한 일이 있으면 뭐든 물어보시우. 어쩐지 당신이 마음에 들어서 도와주고 싶구려.”

그러자 남자가 물었습니다.
“왜 부자인 저의 형은 저에 대한 도움을 거절한 것일까요?”
“그는 자신이 가난해서 곤경에 처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지.”

“그럼 왜 젊은 남자들은 실을 잣고 있는 세 처녀의 집에 찾아오지 않는 것일까요?”
“그건 그녀들의 집 마당이 더럽기 때문이야. 만약 마당을 깨끗하게 청소하면 젊은 남자들이 찾아올 걸세.”

“그럼 왜 그 나무의 열매는 달지 않습니까?”
“그건 뿌리 밑에 보물이 묻혀 있기 때문이지. 그것을 파내면 열매가 단맛을 낼 걸세.”

“그럼 왜 뱃사공은 배에서 떠날 수가 없는 것일까요?”
“떠날 수 있어. 만약 누가 그 일을 대신해 준다면.”

가난한 동생은 마지막 질문을 했어요.
“그럼 돈이 없는 유대인은 어디서 유월절에 먹을 누룩 없는 빵을 구할 수 있나요?”

노파는 대답했지요.
“유대인은 같은 유대인으로부터 받기도 하고 주기도 하는 법이지.”

그는 대답에 만족하여 노파에게 인사를 한 뒤, 왔던 길로 되돌아갔습니다. 강에 도착하여 노파가 한 말을 사공에게 전하고 건너편으로 건네 달라고 했어요. 그리고 나무가 있는 곳에 와서는 그 뿌리 밑을 파도 되는지 물었어요. 나무가 동의하자 땅이 갈라졌어요. 그는 그곳을 내려가서 금과 다이아몬드, 황금촛대, 그리고 온갖 보물을 들고 올라왔습니다.

나무에게 작별을 고하고 그는 오두막으로 찾아갔어요. 실을 잣고 있는 세 처녀들에게 노파가 한 말을 그대로 전했지요.

그녀들은 남자들이 찾아오지 않는 원인을 알고, 자신들의 희망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말을 듣자 몹시 기뻐하며, 저마다 그에게 선물을 주었답니다. 한 명은 금실로 짠 천을, 한 명은 양털로 짠 천을, 그리고 또 한 명은 비단실로 짠 천을.

이리하여 부자가 된 그는 행복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서, 자신과 가족들이 먹을 것과 축제를 위한 새 옷과 새 신을 샀습니다.

유월절 첫날 밤, 그는 부자 형을 잔치에 초대했어요. 형이 찾아오더니 주위를 샅샅이 둘러보고는 질투가 나서 물었습니다.
“아우야, 어디서 이런 부를 손에 넣었느냐?”

동생이 대답했어요.
“형님, 제가 도깨비를 찾도록 보낸 것은 형님이었습니다. 모든 것은 거기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 그럼 나도 찾아가 봐야겠다.”

축제가 끝나자 형은 출발했어요. 걷고 또 걸어서 강에 도착하여 사공을 만났지요.
“도깨비가 어디에 있는지 아십니까?”
그가 물었어요.

사공은 드디어 기다리던 때가 왔다고 생각하며 말했습니다.
“이 배가 바로 도깨비다!”

그는 그 나룻배에 올라탔지요. 그가 탄 순간, 사공은 기슭으로 뛰어올라 어디론가 사라져버렸습니다. 결국 그는 죽을 때까지 그곳을 떠나지 못했다고 합니다.

- 이희영, 『솔로몬 탈무드』, 754~758p에서 스토리 발췌 인용.

Q. 이 이야기에서 배울 점이 무엇인가요?
  A. 자녀의 말을 들어보자.

Q. 이 이야기는 유대인들에게 전해진 것입니다. 이 이야기의 의도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자녀의 말을 들어보자.

** 유월절은 유대민족 최대의 명절이에요.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는 음식이 필요한데, 부유한 형은 동생을 돕지 않고 욕심을 부리다 망하고 말았어요. 이 이야기는 유대인끼리 서로 도와야 한다는 교훈을 줍니다.

신약성경에도 나와 같은 믿음의 사람들을 먼저 도와야 한다는 권면이 있어요.

성경말씀 들려주기 :
“그러므로 우리는 기회 있는 대로 모든 이에게 착한 일을 하되 더욱 믿음의 가정들에게 할지니라”
- 갈라디아서 6:10 -

기도 : 하나님 아버지, ○○가 같은 믿음을 가진 교회 사람들의 어려움을 돌아보게 해 주세요. 도울 수 있도록 ○○에게 능력과 불쌍히 여기는 마음도 주세요. 주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