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들은 주변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갖는다. 엄마의 손가방을 뒤지기도 하고, 샴푸 펌프를 누르고, 색연필로 문과 바닥과 벽에 낙서를 한다.
세 살 막내가 오늘도 엄마 가방을 뒤지고 있다. 이젠 의자를 이용해서 높은 물건도 자기 손에 넣는다.
부모로서 어떻게 해야 할까?
막내가 가방을 뒤지더니 의료보험증, 엄마 개인 수첩, 신분증 등을 꺼내놓았다. 잠시 뒤 볼펜을 들더니 아내가 소중히 여기는 수첩에 낙서하려고 했다.
즉시 다가가 말했다.
“얘야~ 볼펜을 쓰고 싶은가보구나. 수첩에 말고 이 넓은 종이에 그리렴.”
재빨리 이면지를 아이 앞에 놓았다.
아이는 볼펜으로 종이에 마구 그렸다.
볼펜으로 바닥까지 그리면 곤란해진다. 나는 아이 손길이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신경 썼다.
잠시 뒤 아이는 자기 손에 닿지 않는 선반 뒤쪽에 있는 분무기를 달라고 요구했다.
물을 담아 물놀이를 하려는 것이다. 11월 추운 날 아이가 물에 젖거나 거실이 물로 젖는 것을 원하는 부모는 없으리라.
일단 나는 아이에게 분무기도 주고 물도 담아 주었다. 단 조건을 달았다.
“얘야, 분무기로 놀고 싶은가보구나. 대신 욕실 안에서만 해야 한다. 그리고 이 통에 담아준 물만 갖고 노는 거야.”
“응”
아이는 신이 나서 분무기로 물을 뿜어낸다.
통의 물이 다해서 달라고 하니 순순히 돌려줬다.
아이에게 무조건 안된다고 말하지 말자.
위험하지 않다면 허용하는 것이 좋다. 단 제한을 둬서 힘든 뒷감당을 하지 않도록 한다. 아이를 주의 깊게 관찰하면, 아이가 원했던 일을 하면서 무언가 배우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