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을 때는 말하지 않는 거다!”
우리나라 밥상문화는 식사 중 말을 많이 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 그래서 어릴 적 식사하면서 말을 많이 하면 꾸중을 들었다. 유교영향으로 식사 중엔 밥숟가락 딸그락 소리만 난다.
오늘날 밥상머리교육의 효과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식탁에선 별 대화가 없다. 부모가 어려서부터 말하지 않는 습관이 들어서, 혹은 할 말이 생각나지 않아서, 혹은 바빠서일 수 있다.
우리 아이들의 유익을 위해서 이제 변해야 한다.
부모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
미리 대화꺼리를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책을 읽을 때 자녀에게 들려줄 이야기가 있는지, 세상살이에서 아이들에게 전해 줄 지혜가 무엇인지 염두에 둔다. 기억했다가 저녁식사 시간에 “아빠(엄마)가 이야기 하나 들려줄게.”로 시작하자.
나는 최근 책을 읽다가 재밌는 문제를 보고, 저녁 식사 때 아이들에게 들려줄 마음을 먹었다.
“얘들아, 문제를 하나 낼게.”
문제라는 말에 아이들이 귀를 쫑긋 세웠다.
“이 문제는 미국 한 회사에서 신입사원 선발 최종면접 질문이란다.”
“한 사람이 비바람이 심하게 부는 폭풍우 속을 운전하고 있었어. 그런데 도중에 버스 정류장에서 세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보았어. 한 사람은 생명이 위급한 할머니, 한 사람은 과거에 내 목숨을 구해 준 생명의 은인, 나머지 한 사람은 꿈에 그리던 이상형이야. 하지만 차에는 한 사람만 태울 수 있어. 내가 만약 그라면 어떻게 하겠니?”
“생명이 위급한 할머니를 태워요.”, “저는 생명의 은인이요.”
“생명이 위급한 할머니를 태운 사람은 긴급한 일을 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야. 생명의 은인을 태운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은혜에 보답하는 사람이요.”
“그래~의리 있는 사람. 인간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지. 그런데 이 문제에서 가장 좋은 답은 무엇일까?”
“....”
“생명의 은인에게 자동차 키를 주어 생명이 위급한 할머니를 태워 보내고, 자기는 차에서 내려 이상형과 함께 남는 거란다.”
“아하~!” 아이들이 절묘한 답에 탄성을 질렀다.
“그의 대답에서 남들과 다른 생각은 무엇일까?”
“...”
“일반인들은 한 사람만 태울 생각을 하는데, 그는 자신이 차에서 내릴 생각을 했다는 거란다. 창의적인 대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생각이 유연하기 때문이란다.”
...
우리의 대화는 차키를 어떻게 돌려받을지에 대한 것으로 이어졌다.
"자녀와 대화를 나누면 식사시간이 더 즐거워진다."
< 위 이야기 출처 : 박종신, 『하브루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