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작은 도시에 두 형제가 있었어요.
두 형제가 아직 어렸을 때, 어리석은 동생은 늘 난롯가에 앉아서 옆에 있는 자루에서 빵을 꺼내 먹었고, 영리한 형은 학교에서 공부를 했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이 영리한 아들을 사랑했고, 그는 부모의 자랑이자 기쁨이었습니다.
두 형제가 성장한 뒤에도 어리석은 동생은 여전히 난롯가에 앉아 빈둥거리면서 빵만 먹고 있었고, 영리한 형은 그런 동생을 보면 아버지가 가여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부모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아버지, 어머니. 전 이제 어엿한 어른입니다. 언제까지 가난한 생활을 할 수는 없습니다. 허락해 주신다면 넓은 세상에 나가 행운을 잡고 싶습니다. 열심히 일하여 큰돈을 벌어 돌아오겠습니다. 그래서 집을 새로 짓고 남부럽지 않게 사는 겁니다.”
아들의 말에 부모는 무척 기뻐했지요. 부모는 아들을 포옹하고 작별의 키스를 한 뒤, 여행을 위해 그들이 해줄 수 있는 것은 다 챙겨 짐을 꾸리고, 아들에게 주었습니다. 버터와 비스킷, 사과, 배 등 아들이 좋아하는 물건들이 가득 든 커다란 자루, 그리고 아끼고 아껴 모은 약간의 돈을 주어 아들을 떠나보냈습니다.
소년은 씩씩하게 마을을 나가 얼마 뒤 한 시골에 도착했어요. 길을 걷는데 개 한 마리가 그를 향해 달려왔어요. 가여운 그 개는 몸이 더럽고 털도 광택이 없으며 배가 무척 고파보였지요.
개가 말했어요.
“얘야, 내 몸을 깨끗하게 씻고 털을 빗질하고 먹을 것을 좀 주지 않겠니? 그래주면 언젠가 이 은혜는 꼭 갚을게.”
영리한 소년은 남에게 조롱받을 일은 하지 않기 때문에 말했습니다.
“때려 줄 테다, 이 놈의 개! 우리 아버지는 그런 일을 하지 않고 어머니도 하지 않아. 그러니 나도 안 해!”
그러자 개는 멀리 달아났어요.
좀더 걸어가니 우물이 나왔는데, 물 위에 초록색 이끼가 떠 있고 곳곳에 진흙이 쌓여 있었습니다. 그 옆에 걸쳐져 있는 은국자에 녹이 슬어 있었기에 소년은 목이 말라 물을 마시려다가 너무 더러워서 그만 두었어요.
그 때 우물이 소년에게 말했어요.
“얘야, 나를 깨끗하게 청소해 주렴. 내 은국자를 반짝이도록 닦고 진흙도 치워주겠니? 그렇게 해주면 언젠가 이 은혜는 꼭 갚을게.”
소년은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그런 일을 하지 않고 어머니도 하지 않아. 그러니 나도 안 해!”
조금 가니 이번에는 배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가지는 앙상하게 메말랐고 잎은 모두 시들어 있었어요. 주변의 땅은 딱딱하게 굳어서 갈라져 있었지요.
나무가 말했어요.
“얘야, 내 가지를 쳐내고 내 뿌리의 흙을 파헤쳐 물을 뿌려다오. 그렇게 해주면 언젠가 이 은혜는 꼭 갚으마.”
소년은 이번에도 “우리 아버지는 그런 일을 하지 않고 어머니도 하지 않아. 그러니 나도 안 해!”하고 길을 계속 걸어갔습니다.
한참 걷다보니 마침내 도시가 보였어요. 그는 한 여관에 들어가 주인에게 간청했지요.
“여기서 일하고 싶습니다. 보수는 필요 없습니다. 그것은 주인님이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
여관 주인이 말했어요.
“좋아. 1년 동안 일해 봐. 먹을 것과 잠자리는 제공하지. 열심히 일하면 보수를 주겠네.”
소년은 1년 동안 열심히 일했고, 주인은 소년의 일하는 모습에 만족했어요. 소년이 보수를 지불해 달라고 요구하자 주인이 말했어요.
“돈 대신 마구간에 가면 말이 있고 마차와 큰 상자, 작은 상자가 있을 거네. 늙은 말, 어린 말도 있고 번쩍이는 새 마차와 낡은 마차도 있어. 마음에 드는 놈을 골라 부모님이 기다리시는 집으로 건강하게 돌아가게.”
영리한 소년은 눈을 반짝이면서 가장 좋은 것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건강하고 젊은 말에 제일 좋은 안장을 얹고, 번쩍이는 마차에는 크고 멋진 상자를 실었어요. 그리고 준비를 마친 소년은 말에 채찍을 가하여 출발했지요.
도시에서 나오자 곧 황금색 열매가 가득 달린 크고 맵시 있게 생긴 배나무가 눈에 들어왔어요. 소년은 마차에서 내려 나무를 향해 달려가 열매를 따려고 나뭇가지 하나를 끌어당겼지요. 그러자 가지는 손에서 홱 달아나며 소리쳤어요.
“저리 가, 이 못된 녀석 같으니! 내가 나무 밑의 흙을 파헤쳐 달라고 부탁했을 때 너는 거절했어. 그런데도 지금 내 열매를 따려고 하다니! 썩 꺼지거라.”
소년은 당황하여 다시 길을 갔습니다.
조금 더 가니 맑은 물이 찰랑거리는 우물과 은빛으로 빛나는 국자가 보였어요. 얼마나 반가웠는지 목이 말랐던 소년은 물을 마시려고 국자를 집어들었어요.
그런데 물을 뜨려고 우물에 몸을 구부리자 국자가 손에서 미끄러져 버렸어요.
“저리 가, 이 못된 녀석!”
우물이 호통을 쳤어요.
“나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은국자를 닦아달라고 부탁했을 때, 너는 ‘난 그런 일 안 해’하고 말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감히 내 물을 마시려 해? 저리 썩 꺼져라!”
소년은 얼굴이 붉어졌습니다. 하는 수 없이 마차로 돌아가 다시 길을 갔지요.
한참 마차를 달려 고향 마을에 가까워지자 개 한 마리가 다가왔어요. 예쁘고 사랑스러운 개였어요. 개 목에 진주와 다이아몬드가 달린 파란 리본이 매어져 있는 것을 본 소년은 마차를 멈추고 말했지요.
“강아지야, 이리 온.”
소년이 개 목에서 리본을 벗기려 하자 개가 짖기 시작했습니다.
“멍멍! 내 다이아몬드와 진주를 갖고 싶은 거냐? 하지만 넌 나를 씻겨주지도 빗질을 해주지도 않았어. 물론 먹을 것을 주지 않았지. 멍! 너에게는 아무 것도 줄 수 없어. 달려들면 물어뜯어서 뼈도 못 추리게 만들어줄 거니까 그런 줄 알아!”
개는 마차에서 뛰쳐나가 어디론가 가버렸답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소년은 말을 채찍질하여 집을 향해 달렸어요.
집 현관 문은 닫혀 있고 모든 문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으며, 주위는 고요하고 완전한 암흑에 싸여 있었어요. 소년은 현관 문과 창문을 이리저리 두드리며 말했어요.
“아버지, 어머니! 일어나 보세요. 아들이 많은 선물을 가지고 돌아왔어요. 테이블보를 펼쳐주세요. 커다란 보물상자를 보여드릴게요.”
부모는 잠에서 깨어나 아들이 돌아온 것을 알고 크게 기뻐했답니다.
“동네 사람들! 우리 집에 와서 우리 아들이 가지고 온 선물을 구경하세요.”
그들은 집안에 불을 밝히고 테이블보를 펼쳤어요.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어 소년이 가지고 돌아온 선물을 구경하려고 기다렸어요.
머리 나쁘고 게으른 동생도 난로에서 다가와,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선물을 구경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요! 날이 밝은 뒤 사람들이 본 것은 가장 좋은 젊은 말이 아니라 늙어빠진 말이었고, 번쩍이는 새 마차가 아니라 포장도 없이 덜그덕거리는 짐수레였으며, 커다란 새 상자가 아니라 고물상자였답니다.
영리한 소년은 어찌된 영문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어요.
“걱정하지 마시고 그 커다란 상자를 열어보세요. 그 안에는 금은이 가득 들어 있어요.”
부모는 커다란 상자를 열어 안에 있는 물건을 꺼내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 곳에는 시궁쥐와 생쥐, 진흙과 오물이 가득해 집안은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습니다. 어머니는 울음을 터뜨렸고 아버지는 아들을 꾸짖었어요. 친구들과 이웃 사람들은 크게 웃으며 돌아갔지요.
형은 풀이 죽어 그저 망연히 서 있을 뿐이었어요. 그 때 어리석은 동생이 형의 손을 잡더니 아버지에게 말했어요.
“형을 야단치지 마세요. 형 잘못이 아니에요. 이번에는 제가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어요. 행운을 찾아오겠어요.”
아버지가 웃으면서 말했어요.
“얘야, 내 영리한 아들이 어떤 꼴이 되어 돌아왔는지 한 번 보아라. 그런데 어리석은 네가 행운을 시험하겠다고?”
어리석은 아들이 고집을 부리자 어머니가 말했어요.
“하는 수 없어요. 여보. 그렇게 하도록 해줍시다.”
부모가 건빵이 든 자루와 물통, 약간의 돈을 주자 소년은 길을 떠났답니다.
소년은 길을 가다가 온몸이 흙투성이인 데다 굶주린 개를 만났는데, 개는 소년의 손을 핥으며 말했어요.
“얘야, 부탁이니 내 털을 빗질해 주겠니? 먹을 것과 물도 좀 주면 좋겠어. 그렇게 해주면 언젠가 은혜를 꼭 갚을게.”
소년은 자루를 풀어 건빵을 주고 물통의 물을 마시게 해주었어요. 그런 다음 개를 깨끗하게 씻겨주고 엉킨 털을 곱게 빗어주고는 다시 길을 갔습니다.
한참 걸어가니 이번에는 우물이 나왔어요. 물 표면은 이끼로 새파랗게 덮여 있고 곳곳에 진흙이 쌓여 있었으며, 우물 옆에 걸쳐져 있는 은국자는 녹이 슬어 있었지요.
우물이 말했어요.
“얘야, 부탁 좀 할게. 나를 깨끗하게 청소해 줄 수 없겠니? 내 녹이 슨 은국자를 닦아다오. 그렇게 해주면 언젠가 은혜를 갚을게.”
소년은 소매를 걷어붙이고, 우물을 말끔하게 청소하고 은국자를 반짝반짝 닦은 뒤 진흙을 치우고 나서 여행을 계속 했어요.
이번에는 메마른 가지가 앙상하게 달려 있는 나무가 나왔어요. 잎은 완전히 메말라 바스락거리고 있고 뿌리의 흙은 갈라지고 딱딱하게 굳어 있었지요.
나무가 말했어요.
“얘야, 부탁이 있다. 내 메마른 가지를 쳐내고 뿌리의 흙을 파헤쳐서 물을 뿌려다오. 그렇게 해주면 언젠가 꼭 은혜를 갚으마.”
소년은 이번에도 소매를 걷어붙였어요. 가지를 정돈하고 뿌리의 흙을 부드럽게 일구어 물을 흠뻑 주었어요. 그것이 끝나자 다시 길을 갔답니다.
마침내 어리석은 소년은 형이 갔던 그 도시에 도착했고, 그도 같은 여관 주인 밑에서 1년 동안 열심히 일했습니다. 1년이 지났을 때 그는 보수를 지불해 달라고 말했어요.
“돈은 없고, 마구간에 가면 말과 마차, 그리고 큰 상자와 작은 상자가 있을 것이다. 늙은 말과 어린 말도 있고 번쩍이는 새 마차와 낡은 마차도 있지. 네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부모님이 기다리시는 집으로 건강하게 돌아가거라.”
그는 주인에게 작별을 고한 뒤 마구간에 들어가 그곳에 있는 물건들을 보고 무척 기뻐했어요.
“주인님은 참 좋으신 분이야. 이렇게 나를 믿어주시는데 그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어. 늙은 말과 덜그덕거리는 마차, 두세 개의 작은 상자를 가져가기로 하자. 그거면 충분해.”
어리석은 소년은 마구간에 있는 잡동사니만 골라 마차에 싣고 길을 떠났습니다.
마차를 타고 나아가니 황금색 열매가 가득 달려 있는 배나무가 눈에 들어왔어요. 무척 먹고 싶어서 나무에 가까이 다가가 말했어요.
“나무님, 나무님. 당신의 가지에서 열매를 하나 따먹어도 될까요?”
배나무는 그의 목소리를 듣고 바스락바스락 잎을 흔들면서 말했어요.
“얘야, 얼마든지 따려무나. 내 가지를 잘라내어 시원하게 해준 건 너니까.”
소년은 배를 하나 딴 뒤, 배나무에게 인사를 하고 길을 갔습니다.
한참 가니 우물이 나왔는데, 목이 말랐던 그는 우물에 다가가 말했어요.
“우물님, 물을 조금만 마셔도 될까요?”
우물은 그의 목소리를 듣고 눈을 반짝였고, 은국자는 그의 손안에 뛰어들어와 말했어요.
“얘야, 마음껏 물을 마시고 목을 축이려무나. 나를 깨끗하게 만들어준 것은 너니까. 기념으로 그 은국자도 가지고 가렴.”
소년은 국자를 손에 들고 우물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답니다.
한참을 가자 개 한 마리가 그를 향해 달려왔어요. 손질이 잘된 귀여운 개였지요. 그는 개를 보자 무척 반가웠어요. 개 목에 진주와 다이아몬드가 달린 파란 리본이 매어져 있었는데, 개는 그를 보더니 마차 안으로 뛰어들어와 말했어요.
“멍멍! 멍멍! 얘야, 내 목에서 진주와 다이아몬드를 가져가. 너에게 주는 선물이야. 나를 깨끗하게 씻고 털을 빗겨주었으니까. 또 먹을 것을 주고 물도 마시게 해주었으니까.”
소년은 진주와 다이아몬드를 받아들고 개에게 인사한 뒤, 다시 길을 갔습니다.
그리하여 그는 좋은 선물을 마차에 가득 싣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이미 어두운 밤이 되어 모두들 깊은 잠에 빠져 있었고, 소년은 현관 앞에 걸터앉아 날이 새기를 기다렸답니다.
아침이 되자 소년은 문을 두드리며 씩씩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아버지, 어머니, 문을 열어 주세요. 어리석은 아들이 돌아왔습니다. 테이블보와 침대 시트를 펼쳐주세요. 제가 가지고 온 상자를 보여드릴게요.”
부모는 일어나 아들을 맞이했고, 어머니가 말했어요.
“테이블보를 펼치라고? 너에게는 거친 베로 충분할 거야.”
부모는 상자를 열고 안에 있는 것을 꺼내기 시작했어요. 집 안이 온통 금과 은, 다이아몬드와 진주, 그 밖의 갖가지 보물로 번쩍였답니다.
어머니는 소년을 끌어안고 입을 맞추었고,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어요.
“대체 어느 아들이 어리석고, 어느 아들이 영리한 거지?”
그들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 이희영, 『솔로몬 탈무드』, 771~779p에서 스토리 발췌 인용.
Q. 영리한 형과 어리석은 동생 중 누가 마음에 드나요?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자녀의 말을 들어보자.
Q. 이 이야기에서 배울 점이 무엇인가요?
A. 자녀의 말을 들어보자.
성경말씀 들려주기 :
“온 율법은 네 이웃 사랑하기를 네 자신 같이 하라 하신 한 말씀에서 이루어졌나니”
- 갈라디아서 5:14 -
** 하나님의 말씀을 한 마디로 하면,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이웃을 사랑하면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대로 사는 것입니다.
기도 : 하나님 아버지, ○○에게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주세요. 이웃이 어려움을 당할 때, 기꺼이 도와주는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