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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사람을 경험할 때

유니게 사이트를 섬기는 디자이너에 관한 이야기다.
바이블톡톡의 성경 컬러링 그림을 그리는 자매는 성실함으로 대학 때부터 유명했다.

아는 분 소개로 함께 일하고 있는데, 나를 실망시키지 않고 있다.

컬러링 그림은 나의 요청으로 시작한다.
성경 내용 중 중요한 장면을 구상한 뒤 디자이너에게 요청한다.
등장인물, 행동과 표정, 의복, 배경 등등.

디자이너는 스케치한 시안을 보내주고, 나는 수정 사항을 요청한 뒤 그림은 확정된다.

수정 요청은 곧 디자이너가 작업을 다시 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두 번 수정을 요청한 뒤에 다시 요청하는 일은 내게도 부담이 된다.

때로 수정 요청을 해야 할지 애매한 부분도 있다.
컬러링을 맡고 있는 디자이너는 내 맘을 잘 헤아려서 한 번 더 수고하곤 한다.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듯이 알아서 하니, 같이 일하는 것이 즐겁다.

부모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

아이들에게 일하는 법을 가르칠 수 있는 좋은 사례다.

“얘들아, 유니게 사이트에서 컬러링 그림을 알지? 컬러링 그림을 그리는 디자이너에 대해 이야기해 줄게.”
아이들은 귀를 쫑긋 세웠다.

“얼마 전 아빠가 요셉에 관한 그림을 받았는데, 별로 잘 생겨 보이지 않았단다. 전에는 잘 생겼는데, 이번 그림에는 요셉의 이마가 좁아서인지 잘 생기지 않아 보였지. 그런데 여러번 수정 요청을 한 터라 고쳐달라고 말하기가 부담스러웠다.”

“아빠는 카톡으로 그냥 이렇게 말했단다. ‘전의 요셉이 더 잘 생긴 느낌인데요...’ 그랬더니 잠시 뒤 디자이너가 요셉을 잘 생기게 그려서 다시 보냈단다.”
아이들이 까르르 웃었다.

“또 한 번은 요셉의 목에 거는 애굽 장식이 생각보다 크게 그려졌단다. 그래서 조금 작게 그려달라고 요청했지. 뒤쪽 의자에 앉은 애굽인의 장식도 컸지만 말은 안했지. 그런데 디자이너는 뒤쪽에 앉아 있는 애굽인의 목 장식까지 적절한 크기로 줄였단다. 아빠가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말이지.”

“아빠의 기분이 어땠을까?”
“좋았어요~”

“그래~ 아빠는 디자이너가 일하는 방식이 마음에 든단다. 왜 디자이너가 아빠의 마음을 기쁘게 했을까? 디자이너는 어떻게 일하는 사람이지?
“...”
“잘 일하는 사람이요~”

어떻게 일을 잘 할 수 있을까?
“...”

“디자이너는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서 일하기 때문에 일을 잘 하는 거란다. 아빠가 부탁하지 않았어도 스스로 고쳐놓았지... 자신이 수고를 하더라도 말이지. 너희들도 이 디자이너처럼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서 일하는 사람이 되렴. 알겠느냐?”
“네!”

“성경에는 이런 말씀이 있단다. ‘충성된 사자는 그를 보낸 이에게 마치 추수하는 날에 얼음 냉수 같아서 능히 그 주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하느니라’(잠언 25:13).
한편 게으른 사람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씀한단다. ‘게으른 자는 그 부리는 사람에게 마치 이에 식초 같고 눈에 연기 같으니라’(잠언 10:26).”

“왜 게으른 사람은 주인의 눈에 연기 같을까?”
“...”

“눈에 연기가 들어가면 눈을 못 뜨지? 그처럼 게으른 사람은 꼴보기 싫다는 뜻이란다.”
가족 모두 까르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