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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입에만 과자를 넣을 때

차에 넷째, 다섯째 아이들을 데리고 장보러 가는 중이었다.
운전석 옆 좌석에 앉은 넷째 딸이 가방에서 ‘치토스’를 꺼냈다.

다섯 살짜리 딸은 아사삭 아사삭 손가락을 빨면서 과자를 연신 집어 먹었다.

치토스가 땡긴 엄마가 말했다.
“엄마한테 하나만 주라~”
“싫어요.”

아이는 단호했다. 아내는 입만 삐죽이더니 더 요구하지 않았다.

부모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

과자를 먹고 있는 자녀가 부모를 공경하는 것은 과자를 부모님께 드리는 것이다. 넷째 딸이 어리고 이뻐서 귀여워했더니 다섯 중에 버릇이 없는 편이다.

내가 은근히 물었다.
“그 과자 맛이 어떠니?”

눈알을 또르르 굴리며 아이는 아빠 질문의 의도를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맛있어요.”
아이는 아빠에게 줄 생각은 하지 않고, 손가락에 묻은 양념까지 쪽쪽 빨아 먹었다.

나는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과자 하나만 주렴.”
“하나 밖에 없어요.”

봉지 안에 과자가 넉넉했는데, 뻔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나는 훈육을 시작했다.

“하나님께서는 부모를 공경하라고 말씀하셨다. 네가 지금 아빠 엄마를 공경하는 방법은 무엇이지?
“...”

“맛있는 것을 먹으면, 먼저 아빠 엄마에게 드리는 것이 부모를 공경하는 것이다. 어서 엄마에게 과자를 드리렴.”
아이는 마지못해 엄마에게 과자 하나를 건넸다.

“어허, 아빠에게도 드려야지~”
아이가 굵은 놈을 하나를 아빠 입에 넣어줬다.

“아빠 입은 크니까 하나 더 넣어야 한다.”
아이가 배시시 웃더니 과자 하나를 내밀었다.

아이는 동생에게도 과자를 몇 개 주더니, 잠시 뒤엔 아예 봉지째 넘겨주었다.

어린 자녀에게 과자는 소중한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는 먹으나 안 먹으나 별 차이가 없지만 아이에겐 소중하니 부모 공경을 실천하도록 훈련시켜야 한다. 어리다고 내버려두면 커서도 부모에게 드릴 줄 모르고 제 입만 안다.

아이가 자기 입에만 과자 넣는 것을 내버려두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