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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잘못을 부끄러워할 때

대화의 요점
- 모두가 죄인임을 상기시킨다.
- 하나님께서 죄인인 우리를 위해 예수님을 주신 사랑을 알게 한다.
- 예수님의 희생을 생각하며 의롭게 살도록 권한다.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 로마서 3:23 -

모든 사람은 하나님 앞에 죄인이다. 자녀가 잘못을 저질러 부끄러워하거나 죄책감을 느끼는 때는 이 진리를 알게 하는 좋은 기회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부모가 잘못했던 일을 고백하는 일이다. 아이가 범한 잘못과 같은 것이라면 더 좋다.

그런 후 부모는 죄인인 우리를 위해 베푸신 하나님의 사랑, 즉 복음을 전해야 한다. 예수님의 십자가 희생은 잘못을 저지른 자녀와 부모를 위한 일이었음을 말하자.

더 이상 복음은 이론이 아니라 아이에게 실제 경험이 된다.

사례)
오늘은 아이들과 함께 ‘질문 만들기 시험’을 치렀다. 짧은 글을 보고 가장 많은 질문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이기는 시험이다. 상도 있다고 하니 아이들이 눈에 불을 켜고 종이에 답을 쓰기 시작했다.
시간제한이 끝나갈 무렵, 아이들끼리 ‘보지 마’, ‘안 봤어’, ‘너도 보지마’와 같은 언쟁이 오갔다. 한 문항이라도 많은 질문을 만든 사람이 이기기 때문에, 한 아이는 상대가 얼마나 질문을 썼는지 흘끔흘끔 살폈다.

시험을 마친 후, 나는 아이들이 기록한 ‘답안지’를 받아들고 읽기 시작했다.
한 아이가 20가지의 질문을 만들었다.
다른 아이의 것은 17가지였는데, 질문을 읽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17개 중 두 개의 질문이 앞의 답안과 거의 같은 내용이었다.
처음엔 상식적인 질문이 나오지만, 최대한 많은 질문을 만들기 때문에 나중엔 의외의 질문들이 나오기 마련이다. 후반부 질문이 우연히 일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나는 아이에게 물었다.
“이 질문은 앞의 것과 거의 똑같네...”
아이가 얼굴을 숙인 채 아무 말도 못했다. 질문의 주인이 덧붙였다. “내 것 컨닝 했잖아!”

내가 아이에게 말했다.
“네가 직접 쓴 거야? 보고 쓴 거야?”
곧 아이 얼굴이 울상이 되더니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나는 아이의 답안에서, 보고 쓴 두 질문을 삭제했다. 오늘의 우승은 다른 아이가 차지했다. 상은 박수치기로 마무리했다.

죄를 지은 아이는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잠시 뒤 식사시간! 수치심과 죄책감으로 그늘진 아이를 위해 진리를 가르칠 필요가 있었다.

식탁에 둘러앉은 가족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빠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컨닝을 한 적이 있을까? 없을까?”
아이들은 ‘없다’,‘있다’로 의견이 갈렸다.

“아빠가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시험을 보는데, 풀리지 않는 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앞좌석 아이의 시험지가 흘러내려 우연히 답을 보게 되었단다. 아빠가 보고 썼을까? 안썼을까?”
“안 썼어요!” 한 아이가 확신 있게 말했으나 진실을 말해야 했다.
“보고 썼단다. 아빠도 컨닝한 적 있어~”

내 죄 고백을 들은 한 아이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다른 한 아이가 쑥스러워하며 말했다.
“저도 예전 시험에서 컨닝하다가 아빠한테 들켰어요...”

식탁에 둘러앉은 다른 아이에게 물었다. “너는 컨닝한 적 있어, 없어?”
“없는데요~”

“국어시험 볼 때 기억 안나니? 며칠 전에 문제 풀기 전에 답안을 미리 보다가 들켰잖아!”
그제야 생각난 듯 아이가 부끄러워하며 의자 아래로 미끄러져 숨는다.

엄마가 말을 꺼냈다. “사실 엄마는 지금까지 컨닝한 적이 한 번도 없어. 무서운 선생님 때문에 시험 시간엔 고개도 못 들었지...”

나는 엄마의 죄를 드러내야 했다.
“지금까지 거짓말한 적 있어요? 없어요?”
“아주 많지요...”
“그래, 너희 엄마도 거짓말하는 죄를 많이 지었단다.” 나는 일부러 ‘많이’에 강조해서 말했다.

컨닝죄 때문에 눈물 흘렸던 아이의 얼굴이 환해졌다. 동료 죄인들을 만나서 반가웠기 때문일까!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은 위안을 주는 법이다.

우리 모두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란다. 하나님 나라 법정에 서면, 우리는 유죄 판결을 받아. 그리고 죄 때문에 죽어서 지옥에 떨어지는 거야.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죄인인 우리를 사랑해서 아들 예수님을 보내셨단다. 예수님은 컨닝도 안 하시고, 거짓말도 안하시고 나쁜 짓을 조금도 하지 않은 거룩한 분이셨어. 그런 예수님이 우리 대신 십자가에서 벌을 받으셨단다.

이제, 죄 용서 이후 복음에 합당한 삶을 가르쳐야 했다.

“우리가 죄 용서를 받았다. 그러면 이제 마음껏 죄 지으면서 살아도 될까?”
“아니요~” 아이들이 합창을 했다.

“그래... 우리 죄 때문에 예수님이 돌아가셨는데, 어찌 죄를 일부러 지을 수 있겠느냐? 우리를 의롭다고 하신 하나님 뜻에 따라 올바르게 살아야 한단다. 알겠느냐?”
“네!”

오늘도 한 아이의 잘못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죄로 수치심을 느꼈던 아이는 이제 평화롭게 웃으며 식사를 한다.

주님은 그렇게 평화를 주셨다.
한 아이에게,
나에게도,
죄인임을 깨달은 우리 모두에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