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이라 오랜 만에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중3으로 올라가는 조카의 공부습관이 화제에 올랐다.
조카의 문제는 방과 후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 게임에 빠져 생활한다는 점이다. 조카의 공부를 위해 어른들이 이런저런 해결책을 내놓았다.
“일주일에 주말에만 무제한 게임을 허용하고, 주중에는 못하게 해야 한다.”, “하루1시간 공부를 하게 한다.”, “하루5분 공부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아이가 책을 읽도록 습관을 들이자” 등등.
조카의 엄마가 말했다.
“가장 큰 잘못은 아이에게 스마트폰을 사준 일이에요.”
초등학교 3학년인 아이에게 아빠가 스마트폰을 사줬다. 맞벌이 가정에서 아이는 부모의 돌봄 없이 방치됐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부모 없는 집에서 게임만 했다. 중학교 3학년생이 된 아이는 요즘 컴퓨터게임을 하다 지치면, 누워서 스마트폰 게임을 하고, 그것도 지치면, 다시 컴퓨터 게임을 한단다.
수능 입시를 준비할 시기가 가까워오자 부모 마음이 다급해진 것이다. 스마트폰을 주기 전에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다며, 부모는 후회했다. 현재 아이는 미래의 꿈도 갖고 있지 않고, 모든 과목이 재미없다고 말한다. 조카가 게임에 중독된 것 같아 안타까웠다.
부모는 아이들의 컴퓨터게임, 스마트폰, TV 시청 등에 제한을 두어야 한다.
빌게이츠는 자녀가 14세가 될 때까지 스마트폰을 주지 않았고, 스티브 잡스도 자녀의 아이패드 사용을 엄격히 제한했다. 친구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고, 너무 엄격하다는 자녀들의 불평에도 뜻을 굽히지 않았다.
이 사실을 몇일 전 알게 된 조카의 아빠가 말했다.
“스마트폰을 개발한 스티브 잡스를 혼내주고 싶다.”
지금 아이의 스마트폰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 나중에 스마트폰 해악으로부터 아이를 벗어나게 하는 것보다 훨씬 더 쉽다.
구정연휴 이틀을 시부모님 댁에서 지내고 집으로 돌아온 아내가 말했다.
“속세를 벗어난 것 같아요.”
우리 아이들은 할아버지댁에서 TV를 실컷 보며 생활했다. 구정예배를 드린 후에는 온종일 TV 앞에 앉아 애니메이션과 각종 오락 프로그램에 푹 빠져 지냈다.
집으로 돌아온 첫 날, 아이들은 TV 소리가 아니라 찬양이 울려 퍼지는 집에서 하루를 시작했다. 아이를 위해 부모가 할 일은 가정을 대중문화 청정지역으로 만드는 일이다. 집 밖에서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적어도 가정에서는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