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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에서 경험한 일

작업할 일이 있어 집 근처 커피숍을 찾았다.
개인이 운영하는 곳으로 매장크기가 너무 작아 평소 가지 않던 곳이다.
밖에서 보니 저녁시간 때문인지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오십 넘어 보이는 주인장이 맞았다.
아저씨의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고, 지저분한 검정색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나는 따뜻한 캐모마일 차를 마시며 일에 집중했다.
음악 소리가 아주 작게 들려 적막할 정도였다.

잠시 뒤 텔레비전 뉴스 소리가 들렸다. 주방쪽에서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는 소식이 계속 흘러나왔다. 잠시 뒤엔 드라마 소리가 커피숍에 울렸다. 주인장이 뒤편에서 의자에 느긋하게 앉아 TV를 시청하고 있었다.

좋은 음악을 들으며 여유롭게 차를 마시며 일하려던 내 기대가 산산이 부서졌다.
씁쓸한 마음으로 일찍 일어섰다.

부모로서 무엇을 할까?

집에 돌아와 아이들에게 커피숍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빠가 다시 그 커피숍에 갈까?”
“아니요~”

주인은 커피숍에서 TV를 보았을까?”
“TV를 좋아해서요.”
“늦은 시간까지 영업하는 곳이 그 커피숍뿐이니까요.”

“하지만 TV를 보고 싶다면 이어폰을 끼고 볼 수도 있지... 그는 TV 소리를 크게 틀어놓고 보았을까?”
“...”
“이어폰이 없어서요...”

“그는 커피숍으로 돈을 벌기 위해 수천만 원을 들였는데, 장사가 잘 될까? 안 될까?
“잘 될 거에요.”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근처에 회사가 있는데, 까페가 없어요.”

“지금 건축 중인 건물에 큰 까페가 생기면 사람들이 그곳에 갈까?”
“아니요~”

“아마 다른 까페가 생기면 그곳은 문을 닫게 될 거야. 아빠는 돈이나 실력보다 다른 사람을 헤아리는 마음이 중요함을 깨달았단다~.”

** 부모가 일상에서 보고 듣는 경험들은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회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