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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 1 데이트

우리 가정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1 대 1 데이트를 한다. 겨울과 여름 두 차례씩 행하는데, 아빠와 엄마가 번갈아 자녀와 시간을 갖는다.

다섯 명의 형제들 사이에서 아이 개인의 특성이 무시될 수 있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한 자녀와 아빠 혹은 엄마가 데이트를 하며 대화를 나누고 즐거운 시간도 갖는다.

오늘 오전엔 엄마가 셋째 딸(8살)과, 저녁엔 아빠와 둘째 아들(10살)이 시간을 보냈다.

나와 아들은 다이소로 직행했다. 아이가 다이소에서 장난감 활을 사고 싶다고 말해서이다. 그동안 아이가 활을 갖고 싶다고 말한 적이 없었기에 오늘에야 나는 그 사실을 알았다.

다이소에서 롯데몰로 이동해서 2인용 자동차 게임을 했다.

아들이 운전하고 나는 옆좌석에 앉았는데, 굉음소리와 함께 의자가 들썩였다. 아들의 ‘첫 운전’이라 차가 몇 번 구르긴 했으나 제법 운전을 잘했다. 워낙 실감나는 게임이라 나는 멀미가 나고 속이 울렁거렸다.

스카이파크에서 잠깐 산책 후, 아이가 선택한 음식은 자장면! 자장면을 뚝딱 해치우고 영풍문고에서 책을 본 뒤에 집으로 돌아왔다.

아들과 대화한 내용은 이런 것들이다. ‘요즘 고민은 있는지’, ‘형제관계 혹은 공부에 어려움이 있는지’,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 등등...

나는 아이의 말을 귀담아 듣고 마음에 담았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아들에게 말했다.
“아들아, 내가 너를 사랑한다. 내가 너를 기뻐한다. 네가 있어서 아빠는 좋단다.”
아들이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문득 하나님이 내게도 같은 마음을 가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 아버지는 백성들 모두에게 ‘사랑한다. 아들아’, ‘사랑한다. 내 딸아’라고 말씀하실 것이라 확신한다. 아버지 하나님은 육신의 아빠보다 훨씬 더 좋으신 분이지 않은가!

1 대 1 데이트 때 대단한 걸 하지는 않아도 좋다.
부모와 아이가 구별된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존중감을 느끼고, 좋은 추억을 간직할 수 있다.

부모도 데이트를 하며 아이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오늘 나는 아이와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늙어서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