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 있는데, 한 외국인 청년이 옆 좌석에 앉았다.
컴퓨터 이용에 콘센트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나는 먼저 왔으므로 내 발 근처에 콘센트가 있었다.
백인 청년은 가방에서 살며시 노트북과 마우스 등을 꺼내 책상 위에 가만히 올려놓았다. 시끄러운 소리로 내게 불편을 주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음이 분명했다.
심지어 그는 물을 마실 때도 전혀 소리를 내지 않았다. 단지 머그컵을 들었다 놓는 모습만 있었다.
온풍기가 꺼지자 적막할 정도로 도서관 안은 조용했다.
한 가지만 빼고...
내가 클릭하는 마우스 소리.
속도를 내어 암송 페이지를 만들고 있었고, 숙달된 터라 딸깍 딸깍 소리가 규칙적으로 이어졌다. 매우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무소음 마우스를 주문했다.
부모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
아이들에게 외국인 청년의 행동을 먼저 설명한 뒤에 질문했다.
“왜 그 외국인은 살며시 노트북을 꺼내고, 물 마시는 소리도 내지 않았을까?”
“외국인이라서요.”
“자기를 쳐다볼까봐요.”
원하는 대답이 나오지 않아 다시 말했다.
“만약 외국인이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면 아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지?”
“일을 방해해요.”
“사랑에는 적극적인 사랑과 소극적인 사랑이 있다. 적극적인 사랑은, 가난한 사람에게 필요한 것을 나눠주는 것처럼, 남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다. 소극적인 사랑은 무엇일까?”
“남을 배려하는 거요.”
“외국인 청년은 왜 조용히 행동했을까?”
“아빠한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요.”
“도서관에서 이웃 사랑은 떠들지 않는 것이지. 그런데 아빠가 마우스 클릭하는 소리가 매우 크게 들렸어. 일하느라 연속해서 딸깍 딸깍 계속 눌러야 했지. 어떻게 하면 좋았을까?”
“마우스를 쓰지 않고 손가락으로 해요.”
“터치패드도 한 방법이지. 그런데 그러면 일하기가 너무 어려워져.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마우스를 소리 나지 않게 해요.”
“그렇지~. 소리 나지 않는 무소음 마우스가 있단다. 아빠에겐 마우스가 있지만, 무소음 마우스를 추가로 주문했단다.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무엇이지?”
“이웃을 배려하는 거요.”
“너희도 형제끼리 서로 배려하고, 이웃을 배려하는 사람이 되렴.”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아니하나니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이니라”
- 로마서 1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