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공동체를 만드신 분은 하나님이시다. 가정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 남편과 아내가 되고, 자녀를 낳아 기른다. 하나님은 가정을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모형으로 만드셨다.
성경 전체에서 백성들의 이해를 위해 가정이 모델로 제시된다. 하나님은 남편이요, 이스라엘은 신부로 비유되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을 ‘너희의 아버지’라고 가르쳐주셨다. 진실로 하나님은 우리의 영적인 아버지가 되신다. 만약 우리에게 육신의 아버지가 없다면, 하나님을 아버지로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자녀의 성장기간이 긴 것에도 하나님의 의도가 담겨 있다. 얼룩말은 태어난지 몇 시간만 지나면 스스로 걷고 엄마 젖을 찾아 먹는다. 하지만 사람은 스스로 걷는 데 1년 쯤 걸리고, 이후 약 20년 이상 부모의 돌봄과 후원을 받아야 한다.
특히 갓난애기는 부모의 절대적 보호와 양육 아래서만 생존한다. 부모는 기저귀를 갈아주고, 젖을 먹이고, 트림시키고, 옷을 갈아입혀주는 등 온갖 수고를 다해야 한다. 24시간 애기의 필요를 채워줘야만 한다. 만약 아이를 위해 충분한 배려를 하지 않으면 애기는 병들거나 죽고 만다.
자녀를 위한 수고는 영적 아버지인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위해서 하시는 일과 유사하다. 하나님은 우리가 먹고 자고 깨고 일어나 활동하는 모든 순간 돌보고 계신다. 하나님의 도움 없이 인간은 단 한순간도 살 수 없는 존재이다.
하나님의 뜻이 함축된 십계명은 부모의 특별한 위치를 보여준다. 제5계명은 ‘네 부모를 공경하라’이다. 제1계명부터 4계명까지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계명이고, 제5계명부터 마지막까지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한 계명이다. 하나님께서는 부모공경을 사람과의 관계에서 제1계명으로 세우셨다. 심지어 제6계명인 ‘살인하지 말라’보다 더 앞세우셨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부모가 하나님의 대리자이기 때문이다. 6계명부터 10계명까지 계명도 하나님과의 관계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하나님을 공경하는 사람은 이웃의 인격과 권리를 존중해 줘야 한다. 그리고 그 중 첫 번째가 부모를 공경하는 일이다. 부모는 하나님의 대리자이기 때문에, 부모를 공경하지 않는 자는 하나님을 공경할 수 없다. 부모는 자신이 하나님의 대리자임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부모가 가져야 할 정체성이다.
부모가 주님의 대리인이라면, 자녀는 주님의 자녀이다. 자녀는 부모에게 주신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러나 부모의 소유물로 주신 것이 아니라 주님을 대신해서 주님 뜻대로 키우라고 맡겨주신 존재다. 부모로서 자녀를 낳았고 자녀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자녀가 주님의 소유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