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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질하지 말라

3월 말 화창한 날이었다. 아내가 잠시 밖에 나갔다 들어오더니 말했다.

“여보, 글쎄 집 앞에 얇은 요를 널어놨는데 누가 훔쳐갔어요.”

아내는 연립주택 앞 공용 빨랫줄에 세탁물을 자주 널곤 했다.
마침 아침 식사 중이라 아이들이 모두 식탁에 둘러앉아 있었다.

“밑에 떨어진 것은 아니요?”
“아니에요...”

엄마 말을 듣고 아이가 말을 꺼냈다.

“아빠, 이불이 바람에 날라갔나봐요.”
“이불이 바람에 멀리 날라갈만큼 그렇게 가볍지는 않아. 틀림없이 누군가가 일부러 가져간거야.”

부모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

도둑질을 당하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
자녀들에게 도둑질의 피해자 입장에서 가르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이다.

“얘들아, 우리 집 요를 가져간 그 사람은 십계명 중 어떤 계명을 어긴 것이지?

한 아이가 대답했다. “도둑질하지 말라요.”

“그 사람은 왜 도둑질한 것일까? 자기를 위해서일까? 다른 사람을 위해서일까?
“자기를 위해서요”

“그래... 도둑질은 자기를 사랑하는 것일까? 아니면 이웃을 사랑하는 것일까?
“자기를 사랑하는 거요.”
“그래... 그 사람은 자기를 위해서 도둑질한 거야.”

“그 사람이 요를 훔쳐가서 우리는 어떤 피해를 입었지?
그 때 엄마가 거들었다.
“그 요는 우리가 교회 사택에서 잘 때 두꺼운 요 위에 까는 얇은 요란다.”

내가 말했다.
“그래... 그 사람이 우리 요를 훔쳐가서 우리는 주말에 잠잘 때 얇은 요가 한 장 필요하게 되었다. 요를 사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구해야 한단다.
그 사람 때문에 우리 집이 당장 불이익을 당하게 되었다. 도둑질을 하면 되겠니? 안되겠니?
“안돼요...”

아이들은 도둑질 당한 피해자 입장에서 도둑질이 나쁜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도둑질 당하는 경험은 흔치 않는 일이므로, 부모는 뉴스의 사건을 아이들에게 말해준 뒤에 도둑질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