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 0

부러진 부채

아이가 소중히 아끼던 부채가 부러졌다.
아이가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일의 자초지종은 이렇다.
부채를 첫째 아이가 가지고 놀다가 주인에게 주려는데, 넷째 아이가 가로채려고 했다. 둘이 부채를 붙잡고 실랑이를 벌이다 부챗살이 부러지고 말았다.

부채 주인인 아이는 그 장면에 분통을 터뜨리고 울고 있는 것이다.

부모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

먼저, 부챗살 부러진 일이 우연히 발생했는지 의도적인지 판단해야 한다.

넷째 아이에게 물었다.
“부채를 잡아당길 때 우연히 그렇게 된 거니? 일부러 그런 거니?
“일부러요.”
개미 목소리로 대답했다.

일부러 그랬다면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손들어!”

가해자에게 징계를 내리니, 부채를 잃은 아이의 울음이 잦아들었다.

팔에 통증을 한 동안 느끼게 한 뒤 손을 내리게 했다. 이번엔 넷째 아이를 ‘생각의 의자’에 앉게 했다.

‘생각의 의자’는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훈육법이다. 아이 혼자 방에서 의자에 앉아 자기의 잘못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너무 손쉽게 미안하다고 하는 것은 가해자나 피해자 아이에게나 별 유익이 없다.

넷째 아이를 의자에 앉히니 아이가 금세 울상이 되었다.
“방에서 네가 무슨 잘못을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렴.”

잠시 뒤 방에 들어가 물었다.
네가 한 잘못이 무엇이지?
아이가 울먹이며 말했다. “오빠 부채를 부순 거요.”

하나님께서는 네 이웃을 사랑하라고 하셨는데, 다른 사람의 물건을 일부러 부순 것은 잘못이다. 또 다른 사람의 물건을 부수겠니?”
“아니요~”

아이의 눈물을 닦아준 뒤 말했다.
“오빠한테 미안하다고 말하겠니?
“네...”

아이의 손을 잡고 오빠에게 갔고, 아이는 울먹이며 말했다.
“오빠, 미안해...엉엉”

오빠가 동생을 묵묵히 바라보더니 한 마디 했다.
“괜찮아...”

문제해결! 나는 울고 있는 넷째를 얼른 안아줬다.
“사랑한다. 딸아... 이제 괜찮다... 너를 변함없이 사랑한다~”

아이를 한동안 안아주었다. 아이가 울음을 그치고 안색이 밝아졌다.

이렇게 또 하루가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