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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연속해서 고장이 났다.
처음엔 프린터에서 시작됐다. 인쇄한 종이에 가로줄이 생겼다. 프린터헤드 수명이 다 된 것 같다.

다음엔 신디사이저.
아이들 피아노 연습으로 사용하는 신디인데, 전원을 넣어도 반응이 없다.

다음엔 스마트폰.
나와 아내의 스마트폰이 동시에 고장났다. 이런 우연의 일치가 있을까... 스마트폰이 고장나니 여간 불편한게 아니었다. 연락이 되지 않으니 일처리가 제대로 안되어 은행을 두 번 갔다와야 하는 번거로운 일들이 생겼다.

다음엔 자동차.
이번엔 문제가 심각했다. 엑셀을 밟아도 가속이 전혀 되지 않았고 차체가 덜덜 떨렸다. 주행 중에 엔진룸에서 ‘덜거덕 덜거덕’ 소리가 계속 났다.
그 뿐 아니라 ‘삐’하는 소리가 나는데 밖에서 들리는 소리인가 찾아봤더니 우리 차에서 나는 소리였다. 삐 소리와 함께 가스 냄새가 확 올라왔다. 창문을 열고 달려야 했다.

운행 중에 갑자기 고장이 나서 집에까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오면서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집까지만 무사히 갈 수 있도록 지켜주세요...’

감사하게도 무사히 집에 도착했다.
그 날 밤 잠자리에서 아이들과 함께 감사기도를 드렸다.

현재 차량은 LPG 차량으로 20만킬로 이상 운행해서 많이 낡았다. 가스가 새서 다시 운전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 때문에 우리 가족은 주일에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교회까지 가야 했다. 지하철을 두 번 갈아타서 갔고, 5살 넷째도 많이 걸어야 했다.

차량이 없으니 상당히 불편했다. 장보는 것도 문제고, 어린 아이들이 졸리거나 잠이 들면 집까지 가기가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부모로서 무엇을 해야 할까?

식사 중에 말을 꺼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차가 고장이 났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아빠, 최집사님에게 고쳐달라고 하세요.”
“그래... 한 번 보여드리긴 할텐데, 이번엔 좀 심각한 고장인 것 같다.”

“아빠, 지하철 타고 가기 힘들어요. 차 샀으면 좋겠어요”
“차는 한두 푼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란다.”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차가 사소한 고장이면 고쳐서 타면 된다. 다른 하나는 새로운 차로 바꾸는 것이다.”
“차를 고칠지 새로 살지 아직 결정을 못하셨네요...”

“그래... 하나님께서 우리 사정을 잘 아시니 일하실 것이다...”
아내가 말했다.
하나님께서 어떻게 인도하실지 기대돼요.

아직 차 문제가 해결되진 않았다.
중요한 점은 가정에 문제가 생기면, 아이들과 그것을 대화하고 하나님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아이들과 문제를 나누면, 자녀에게 생활 속에서 하나님을 의뢰하는 법을 가르치게 되고,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 자녀들이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우리는 죽은 하나님이 아니라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을 섬기고 있으니, 살아있는 교육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