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를 훈육한지 이틀 만의 일이다. 아침 식사시간 넷째 아이(5세)가 자기도 라면을 달라며 떼를 부렸다.
엄마에게 반말로 “나도 줘! 나도 주란 말이야!” 소리질렀다.
“너무 매워서 안 준거야~” 엄마가 타일렀으나 소용없었다.
아이는 팔다리를 흔들며 버릇없이 계속 말했다.
나는 아이에게 물그릇을 줘서 라면을 적셔 먹도록 아내에게 말하려고 했다. 그런데 아이의 태도가 너무 불량했다.
“엄마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된다.”
아이가 나를 뚫어지게 보면서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다시 좋게 말했다.
“네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해도, 엄마한테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알겠느냐?”
여전히 아이가 나를 보면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불과 이틀 전의 일을 벌써 잊어버린 것인가?
아이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제야 분위기를 파악한 아이가 훈육을 피하려고 발버둥쳤다. 매를 들지 않을까 생각도 했으나 아이의 눈빛이 불량했다. 눈은 마음을 나타낸다. 훈육이 필요했다.
엊그제 내가 아이에게 매를 아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경험에 의하면 매로 징계할 때 따끔하게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었다. 나는 아이가 불쌍해서 한 대만 때린 것을 후회했다.
경험에 의하면 매는 최소한 두세 대 이상 때려야 효과가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금새 예전 나쁜 행실이 나타나고, 심지어 매 맞은 것에 분노하여 반항하기까지 한다.
“상하게 때리는 것이 악을 없이하나니 매는 사람 속에 깊이 들어가느니라”
- 잠언 20:30 -
지난 번 보다 좀더 세게 때려야 했다. 아이를 무릎에 엎드리게 한 후에 훈계를 하고 매에 약간 강도를 더해서 때렸다. 훈계 후 다시 두 대째, 잘못을 타이른 후 세 대째 때렸다. 마음이 아팠다.
문득 하나님도 우리를 징계할 때 ‘참 마음이 아프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부모가 그렇듯이 나도 매 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매를 들지 않으면 아이를 망치게 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훈육도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행해야 아이를 바르게 키울 수 있다.
세 대를 맞으니 아이의 반항기가 사라졌다. 나는 아이를 일으켜 안아줬다. 다시 사죄와 용서와 사랑이 잇따랐다. 많이 때린 만큼 더 많이 안아줬다. 마지막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과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는 기도를 드렸다.
식탁에 돌아오니 라면이 퉁퉁 불었다. 다른 이들은 식사가 곧 끝났고, 넷째 아이와 나만 식사를 했다. 아이가 싱긋 해맑게 웃는다. 나도 방긋 웃어줬다.
사랑하는 딸이 다시 반항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시 한 번 회개케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