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 0

단발머리

첫째 딸이 머리를 잘랐다.
2년여 동안 기르고 관리하느라 애쓴 머리카락이다.

딸의 머리카락은 ‘어머나운동본부’로 기증한다.
어머나는 린 암환자에게 리카락을 누는 운동이다.

기부할 머리카락은 25센티미터 이상이어야 하고, 파마나 염색을 하면 안된다.
딸의 머리카락은 오랫동안 길렀기 때문에 28센티미터 정도로 충분했다.

이제 중1이 되는 딸아이는 주저없이 긴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다.

밖으로 나오니, 함박눈이 내렸다.
“아빠, 머리가 짧아서 이상해요~” 아이가 웃으며 말했다.

2년 동안 몸의 일부였는데 갑자기 사라졌으니 그럴 법도 하다.
머리를 자른 후 환하게 웃는 딸의 모습이 천사다.

오늘은 딸의 선행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어야겠다.

아이가 집으로 가다 뒤를 돌아보더니 아빠에게 손을 흔든다.
단발머리를 한 아이의 뒷모습이 사랑스럽다.

우리가 착한 일을 할 때, 하나님도 이런 마음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