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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할 때

의도하지 않았는데, 출판사 등록을 하게 됐다.
원고를 완성한 뒤, 도서 유통을 위해 총판과 계약할 날도 잡았다. 총판이란 쉽게 말해 책 도매상이다. 책을 전국 주요 서점에 배포하고 관리하는 제반 업무를 담당한다.

나는 계약하는 자리에 아들을 데려갔다.
성인이 되면 계약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데, 아이에게 세상을 사는 방식을 가르쳐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차를 타고 가는 중에 무엇을 하러 가는지 설명해줬다.
총판 사장님과 함께 한 자리에 아이도 동석했다.

미리 준비한 계약사항들에 대해 장로님과 협의하여 계약서를 완성했다.
아이는 사장님으로부터 책 두 권을 선물로 받았다.

돌아오는 길에 아이에게 물었다.

“아빠가 장로님과 계약을 맺었어. 너는 무엇을 깨달았니?
“계약이 중요하다는 것을요.”

“아빠가 계약사항을 미리 준비해서 갔어. 장로님과 대화할 때에 어떤 특징이 있었지?”
“...”

“일방적으로 말하지 않고 먼저 질문을 했단다. 질문을 해서 장로님의 생각을 들어본 뒤에 아빠가 준비한 것을 얘기했지. 아빠의 생각과 다른 부분은 장로님의 요구에 맞게 수정했어.”

저녁 식탁에서 아이들에게 질문했다.
“아빠가 총판계약을 마쳤어. 계약이란 무엇일까?
“쉽게 말해 약속이요.”

“그래... 그러면 왜 계약을 하지?
“서로 약속한 것을 지키기 위해서요.”

“그래~ 말로만 하면 지키지 않을 수도 있어. 그런데, 너희는 하나님과 우리가 계약을 맺은 것을 알고 있니? 무슨 계약을 맺었을까?
“...”

“힌트는 복음의 핵심 첫 번째에 있어.”
“이 잔은 내 피로 세우는 새 언약이니...”

“그렇지~ 예수님이 무엇으로 새 언약을 세운다고 하셨지?”
“내 피”

“예수님의 피는 누구와 누구를 계약으로 묶었지?”
“하나님과 우리요.”

“그래~ 하나님과 우리 관계는 깨질 수 있을까? 없을까?
“깨질 수 없어요.”

“왜지?”
“예수님이 우리 죄를 위해서 대신 죽으셨기 때문이에요.”

“그래. 예수님이 우리 죄를 담당했기 때문에 우리가 잘못하더라도 하나님과 우리 관계는 절대 깨지지 않는단다. 계약을 바꾸지 못하는 것처럼,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안전해. 우리에게 예수님은 얼마나 필요할까?
“많이요~ 100%”

“그래~ 우리에게 예수님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