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딸이 머리를 잘랐다.
2년여 동안 기르고 관리하느라 애쓴 머리카락이다.
딸의 머리카락은 ‘어머나운동본부’로 기증한다.
어머나는 어린 암환자에게 머리카락을 나누는 운동이다.
기부할 머리카락은 25센티미터 이상이어야 하고, 파마나 염색을 하면 안된다.
딸의 머리카락은 오랫동안 길렀기 때문에 28센티미터 정도로 충분했다.
이제 중1이 되는 딸아이는 주저없이 긴 머리카락을 싹둑 잘랐다.
밖으로 나오니, 함박눈이 내렸다.
“아빠, 머리가 짧아서 이상해요~” 아이가 웃으며 말했다.
2년 동안 몸의 일부였는데 갑자기 사라졌으니 그럴 법도 하다.
머리를 자른 후 환하게 웃는 딸의 모습이 천사다.
오늘은 딸의 선행을 축하하는 파티를 열어야겠다.
아이가 집으로 가다 뒤를 돌아보더니 아빠에게 손을 흔든다.
단발머리를 한 아이의 뒷모습이 사랑스럽다.
우리가 착한 일을 할 때, 하나님도 이런 마음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