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 부모의 애기는 뱃속에서부터 교회를 다닌다. 태어난 후엔 유아세례를 받고, 이후 부모는 주일이면 늘 자녀를 데리고 교회로 간다. 자녀는 성장함에 따라 영유아부, 유치부, 유년부, 초등부, 중고등부를 거친다. 주일학교 여름성경학교에 자녀를 매년 2,3일 정도 보낸다. 자녀가 회장이나 총무 등 주일학교 부서에서 일하는 모습도 지켜본다. 헌신예배 때 자녀가 대표기도를 하거나 성경을 읽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해한다. 성탄절이면 무대에서 춤을 추고 찬양하는 모습도 즐겁게 지켜본다. 이렇게 부모들은 20년 가까이 자녀들과 함께 주일마다 교회에서 생활한다. 이제 부모는 성장한 자녀가 앞으로도 교회에 잘 다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20년 동안 늘 그래왔던 것처럼...
그러나 교회생활과 신앙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든 그리스도인 부모는 알아야 한다. 자녀가 주일날 교회 가는 것을 신앙이 자라는 증거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물론 신앙이 있는 아이는 주일에 교회로 반드시 갈 것이다. 하지만 교회에 다닌다고 해서 모두 신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습관에 따라 교회에 다니는 것일 수 있다.
두 가지 근거를 들겠다. 하나는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고등학교 졸업 후에야 그들의 신앙이 없음을 발견하는 현실이다. 자녀에 따라 사춘기 시절에 그것을 경험하는 부모도 있다. 자녀가 이젠 교회에 가기 싫다고 말한다. 혹은 성년이 된 자녀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는다. “이제 제 신앙은 제가 결정하겠습니다.”
미국에서 신앙전수에 대한 조사가 있었다. 바나 리서치(Barna research)에 의하면 교회에 출석하는 자녀들의 3분의 2가 장차 교회를 떠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우리나라에서 부모 중 한 쪽만 신앙인일 경우는 자녀가 교회를 다니지 않게 될 위험마저 크다. 미래학자로서 ‘한국교회미래지도’를 저술한 최윤식 목사는 한국교회의 신앙전수율을 이렇게 말했다. “부모 중 엄마만 그리스도인인 경우 자녀가 교회 다닐 확률은 70%였고, 아빠만 그리스도인인 경우 확률은 50%였다.” 이 확률도 단지 교회 출석률을 말할 뿐 신앙 전수 성공률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아이들의 교회출석이 습관으로 보이는 다른 근거는 학생들의 불성실한 예배 태도다. 예배를 인도하는 주일학교 사역자들은 매주 학생들의 예배태도를 관찰하는데, 그들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진지한 자세로 하나님께 찬양하고 기도하는 아이들은 극소수다. 많은 아이들이 찬양하는 시간에 입을 열지 않으며, 기도시간에도 두 눈을 뜨고 딴 짓을 한다. 목회자와 교사들은 학생들의 모습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차마 아이의 부모에게 그런 사정을 말하지도 못한다. 부모들은 자기 자녀가 주일학교에서 어떤 태도로 예배하는지 정말 알지 못한다.
혹시 “내 자녀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가? 많은 부모들이 같은 생각을 했다. 교회마다 장성한 자녀가 교회에 더 이상 다니지 않는 경우는 흔하다. 그들의 직분은 집사, 장로, 심지어 목사도 있다. 어느 전도사님은 일평생 전도에 힘썼으나 정작 자기 자녀는 교회만 다닐 뿐 신앙이 없었다. 많은 그리스도인 노부부가 후회하면서 외롭게 예배당을 지키고 있다. 나는 다를 것이라고 장담하는 것은 믿음이 아니라 헛된 자기 확신일 뿐이다.
신앙을 물려주는 일은 결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사사시대엔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순수한 여호와 신앙을 버렸고 하나님을 모르는 ‘다른 세대’가 되었다. 사무엘은 다른 세대를 회개하도록 이끈 훌륭한 하나님의 사역자였다. 그럼에도 그의 아들들은 아버지와 같지 않아서 뇌물을 받아 잇속을 챙기는 자들로 자랐다. 사무엘이 일평생 순회사역을 하느라 가정을 자주 비웠기 때문일까? 사무엘의 가정에서도 자연스런 신앙전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히 두 가지만 언급하겠다. 하나는 하나님께서 신앙을 전수하는 방법을 말씀하셨다는 것이다. 신명기 6:4~9절을 보라. 부모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여 그대로 지키면 된다. 나머지 하나는 하나님의 은혜다. 신앙 전수는 하나님의 은혜로 되는 것이지 사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분의 말씀에 순종하는 가정에 은혜 베푸시지 않겠는가! 하나님은 은혜로우신 분이시다.